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율곡 선생님의 단박에 아는 지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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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금강선원
댓글 0건 조회 50회 작성일 24-01-24 16:0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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율곡선생이 두 번째로 황해 감사로 부임했을 때의 일이다. 

지은 지 오래인 관청 건물이 곧 무너지게 생겨서 중수를 하게 되었다.

그래서 황해도에서 나는 큰 나무를 잔뜩 거두어들여 그 중에서 대들보감을 골라 놓았다.

대들보감이 얼마나 크고 튼튼하게 생겼는지 선생의 생각에 한 천년은 가겠다 싶었다.

그러나 그것은 자기의 생각일 뿐이고~

보니까 천 년은 커녕 얼마 안 가서 사고가 나게 생겼던 것이다.

그만 대들보가 부러져서 사람 둘이 죽을 판이었다.

선생은 황급히 목수에게 궤짝을 하나 짜게 하였다.

그러고는 종이에 다섯 자씩 두 줄을 적어 넣었다.

말하자면 오언절구였다. 선생은 종이를 접어 궤짝에 넣고 못질을 하고는 

"만약 후에 내 직계 손이 죄를 짓고서 이 고을 감사 앞에서 재판을 받게 되거든 

이 유서를 감사에게 보여라."

하고 일러 두었다.

율곡 선생이 돌아가신 후 과연 그 분의 9대 종손이 살인 죄로 잡혀 와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.

종중에서는 선생의 유서도 있고 하여 감사에게 탄원하였다.

이 사람은 전임 감사 율곡 선생님의 9대 직계 손인데 그 분이 이러한 범죄가 일어날 것을 미리 다 아시고

그에 대한 말씀을 남기셨으니 보아 주십시오.

율곡선생이라면 황해 감사를 두 번씩 지냈을 뿐 아니라 정승도 지냈고 무엇보다 성현이셨다.

감사는 호기심이 났다. 그럼 유서를 

"모셔 오너라."

그랬지요. 그래서 그 유서가 든 궤짝을 가져오는데 동헌 마루 높이 앉아있자니 어쩐지 감사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.

율곡선생의 말씀이 오신다니 일어나서 받는 것이 예의에 맞는 것 같았다.

그래서 일어나서 마루에서 내려서려는 순간 그만 대들보가 딱 부러졌다.

거기 그대로 앉아 있었다면 감사는 꼼짝없이 대들보에 깔려 죽었을 터였다.

사람들이 놀라서 함께 유서를 뜯어 보았다.

구이압량사(救爾壓梁死)하노니

활아구대손(活我九代孫)하여라.

즉 네가 대들보에 깔려 죽을 것을 구해주니

내 9대 자손일랑 살려다오 하는 내용이었다.

율곡선생이 대들보가 몇 천 년 가겠다고 여긴 것은 그저 생각이었고 

실제로는 얼마 안 가서 거기에 깔려 두 사람이 죽을 판이라 어떻게든 그걸 막아야겠다는 

느닷없는 판단이 나왔던 것이다. 

천 년이 아니고 9대 즉 290년 만에 대들보가 부러진 것이다.

이런 것을 안 것은 또 그렇게 알게 된 것은 경험의 분석을 통해서가 아니라 즉각을 통해서였다.

도통한 사람은 이렇듯 그냥 단박에 안다.

성불하십시오

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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